삼룡이네 이모님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시절의 우리는 술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던 것 같다. 왜 그렇게 술이 마시고 싶었는지, 일주일에 칠일을 술을 마시고 있었다 해도 과장이 아니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 당시 우리는 돈이 늘 부족했다. 요즘처럼 대학생이라고 집에서 넉넉한 용돈을 주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집회 현장과 학교, 그리고 술집에서 쓰기에도 우리의 시간은 늘 부족하다 보니, 아르바이트란 꿈같은 얘기였다. 생각해보면, 정말 오가는 데 필요한 차비 외에는 가지고 다녀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희생양은 언제나 선배들이었다. 우리는 강의가 끝날 무렵 정문 앞에 서서, 지나가는 선배들에게 "선배님, 술 사주세요." "술 마시고 싶어요." 외치기 일쑤였고, 선배들은 처음 얼마간 흔쾌한 표정으로 술을 사주곤 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