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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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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나 죽으면 부조돈 오마넌은 내야 도ㅑ 형, 요새 삼마넌짜리도 많 던데 그래두 나한테는 형은 오마넌은 내야 도ㅑ 알았지 하고 노가다 이아무개(47세)가 수화기 너머에서 홍시 냄새로 출렁거리는 봄밤이다. 어이, 이거 풀빵이여 풀빵 따끈할 때 먹어야 되는디, 시인 박아 무개(47세)가 화통 삶는 소리를 지르며 점잖은 식장 복판까지 쳐들 어와 비닐 봉다리를 쥐어주고는 우리 뽀뽀나 하자고, 뽀뽀를 한번 하자고 꺼멓게 술에 탄 얼굴을 들이대는 봄밤이다 좌간 우리는 시작과 끝을 분명히 해야여 자슥들아 하며 용봉탕 집 장 사장(51세)이 일단 애국가부터 불러제끼자, 하이고 우리집 서 이렇게 훌륭한 노래 들어보기는 츰이네유 해싸며 푼수 주모 (50)가 빈자리 남은 술까지 들고 와 연신 부어대는 봄밤이다. 십이마넌인데 십..
만스베이더 암유어 만두
삼룡이네 이모님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시절의 우리는 술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던 것 같다. 왜 그렇게 술이 마시고 싶었는지, 일주일에 칠일을 술을 마시고 있었다 해도 과장이 아니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 당시 우리는 돈이 늘 부족했다. 요즘처럼 대학생이라고 집에서 넉넉한 용돈을 주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집회 현장과 학교, 그리고 술집에서 쓰기에도 우리의 시간은 늘 부족하다 보니, 아르바이트란 꿈같은 얘기였다. 생각해보면, 정말 오가는 데 필요한 차비 외에는 가지고 다녀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희생양은 언제나 선배들이었다. 우리는 강의가 끝날 무렵 정문 앞에 서서, 지나가는 선배들에게 "선배님, 술 사주세요." "술 마시고 싶어요." 외치기 일쑤였고, 선배들은 처음 얼마간 흔쾌한 표정으로 술을 사주곤 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