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1년 미얀마 아마라푸라의 시장이었던 우베인은 타웅타만호수에 1.2km 길이의 다리를 놓았다.
이후 '우베인다리'라 이름 붙여진 이 다리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티크나무다리이자 미얀마인들의 삶에 깊이 뿌리내린 곳이 되었다. 만달레이에 도착한 날 오후, 우베인다리를 건너 아마라푸라로 산책을 다녀왔다.
타웅타만 호수에서 바라보는 우베인다리의 일몰이 무척 유명하더니, 호숫가에는 형형색색의 배들이 일몰을 보라고 호객하고 있었다.
제법 두꺼운 다리 기둥에 숨어 열대의 태양을 피하던 사람들
타웅타만호수는 그다지 깊지 않은지, 호수 가운데에서 집(?)을 짓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대체 무슨 용도의 건물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다리를 걸어 호수 한가운데까지 나아갔을 때다.
커다란 나무 아래 걸터 앉아 쉰다던지, 가슴까지 닿는 깊이에서 뭔가를 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낚시를 하는 모습이었다. 호수 가운데서 물에 잠겨 자라는 저 나무는 또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우베인다리에서 아마라푸라 방향으로 보이던 숲과 낮은 구름이 떠있던 하늘
뙤약볕 아래 1km 쯤을 걸어 아마라푸라에 도착했다.
우리 유원지들처럼 호숫가에 음식점들이 잔뜩 자리하고 있는데, 음악을 크게 틀어둔 것도 비슷했다. 차이라면, 흘러나오는 곡이 처음 들어보는 미얀마 가요라는 것 정도였다.
조금 더 안쪽에는 시장이 있었다. 고소한 기름 냄새에 홀리듯 사먹은 음식은 매운 고추와 토마토, 숙주를 얇은 누룽지로 싼 듯한 것이었다. 꽤나 맛은 있었는데, 느끼해서 맥주를 찾아 헤매게 만드는 음식이었다. (여담이지만, 미얀마 음식은 동남아 다른 나라들에 비해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향신료가 적고, 매운 양념을 많이 쓰면서도 담백한 맛을 낸다.)
누룽지 피자(?)를 입에 물고 구경을 마치고 우베인다리로 돌아갔다. 해가 질 시간이 가까워졌다.
낚시대를 들고 친구를 응원하던 소년들
전리품을 들고 훠이훠이 걸어가던 청년
호수에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있었다. 보통은 허리위까지 물 위에 나와있었지만, 물 위에 동동 머리만 떠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신기한 풍경이었다. 저러고 낚시가 되는걸까.
나무 아래에서 그물을 걷던 사람들은, 어쩐지 들에서 수확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밀레의 만종이던, 그림이 떠올라, 멈춰서서 한참 바라봤다.
배를 탈 계획은 없어서, 다리 중간의 계단을 통해 뻘로 내려왔다. 다리 아래에서 보는 풍경은 다리 위의 그것과 달랐다.
드론을 띄웠다. 드론 소리에, 낚시하던 젊은이들과 아이들이 다가와 다 함께 모니터로 하늘에서의 풍경을 구경했다.
조금씩 해가 지기 시작해, 드론을 집어 넣고 카메라를 꺼냈다.
주황색으로 물드는 다리 너머 하늘에 취해있다, 택시가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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