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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인연의 땅으로

@Starless

미얀마의 별칭은 ‘인연의 땅’이다.

 

국민 절대 다수가 불자인 미얀마는, 인연을 소중히 하고 베풀며 살아가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인연이 없으면 갈 수 없는 곳이라고 한다.

 

미얀마 여행을 처음 생각한 것은 2015년이었다. 이직을 앞둔 시점에 여행으로 머리를 비우고 싶다는 핑계는 꽤 설득력있었고, 잘 알려지지 않은 미얀마는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외국 사이트와 낡은 책자를 뒤적여(국내에는 아직 정보가 많지 않다) 일정을 준비하고 항공권과 숙박까지 어렵사리 예약했는데, 출발 직전 미얀마에 큰 홍수가 났다. 가도 될까, 수만채의 집이 무너지고 수백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곳에 여행자로 발을 디뎌도 될까 고민하다, 결국 환불이 되지 않는 항공권과 숙박을 깨끗이 포기하고 인연이 아닌가보다 생각하고 말았다.

 

잊을만도 한데 자꾸 미얀마를 그리워했다. 바간의 하늘을 가득 메운 기구들, 우베인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인레호수 위로 스러져가는 붉은 빛, 해맑게 웃는 사람들의 사진을 볼 때면 자꾸만 미얀마를 그리워했다. 아무래도 그 모습들을 직접 확인해야겠다 생각했다.

 

더위가 한풀 꺾인 2018년 9월 마지막 날, 미얀마로 여행을 떠났다. 이번에는 인연이 닿기를, 맺어진 인연이 어디로든 이어지기를 바랬던 간절한 시간들을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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